
관심도 있고, 기회도 꽤 많아 적지 않은 조선왕릉을 가봤지만 가봐야지, 가봐야지만 하고 여태 못 가본 릉이 몇 기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북구에 있는 정릉이었다.정동에 가면 항상 정릉을 떠올리고, 청계천에 갈 기회가 있으면 정릉 병풍석을 찾아 보곤 하지만서도 정작 정릉에는 계속 기회가 닿지 않았던 것이 뭔가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왜냐 ㅋㅋㅋ- 심지어 지난번에 한 번 가려고 했다가 월요일에 휴무라는 걸 홀랑 까먹고 갔다가 원찰인 흥천사만 보고 돌아왔던 일까지 있어서 신덕왕후랑 나는 인연이 아닌가까지 생각했었다. ㅋㅋㅋ그래서 이번에는 요일과 날씨를 잘 고려하여 정릉에 가보고자 했고, 성북구에 사는 지인의 어드바이스를 받아 의릉도 함께 돌아보았다.먼저 들른 곳은 의릉.아직 전체적인 색감은 노릇했지만 온..

우리나라에서 고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적지는 많지 않다. 모든 나라의 모든 것의 중심지가 수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은 현재 대한민국 영토 안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고려 이야기는 대몽항쟁기에 임시 수도였던 강화도나 고려 인쇄술의 첫 번째 역작인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 그리고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이 만들어졌던 청주 흥덕사 정도를 제외하면 국립중앙박물관일 것이다.써놓고 보니 그래도 꽤 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고려를 테마로 엮기엔 압축적이지 않아서 통일성 있게 코스를 짜기엔 쉽지 않다. 그래서 항상 아쉬운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 지인이 경기도 안성이 고려로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해서 함께 다녀왔다. 안성은 ‘안성탕면’과 바우덕이 남사당놀이 정도로..

어렸을 적부터 역사를 좋아했고, 박물관에 넣어놓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혼자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신나게 돌아다녔으며, 그래서 결국 돈 안되고 졸업하고 나서도 할 거 없으니 가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굳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사학 전공을 선택한 나지만 몹시도 쥐약인 시대가 있다. 바로 광복 이후의 우리나라 현대사.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하나는 너무 복잡하고 또 너무 폭력적이라서 공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심리적 트라우마라고 생각한다. 역사공부에 웬 심리적 트라우마까지 가냐 싶겠지만 – 스스로도 너무 오버인가 싶을 때도 있다 – 초등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광주 출신이셔서 5월 한 달 동안 교실 뒤 게시판에는 5.18 관련 기사와 보도사진이 적나라하게 붙..

그래도 서울 시내에서 어지간한 역사 답사지는 한 번 이상 가본 곳들이라 탐방수업을 하게 되면 대체로 다 할 수 있지만 너무 오랜만에 가게 되는 곳들은 레귤러하게 가는 곳에 비하면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지난 주말에 마침 그런 곳의 수업을 맡게 되어 탐방 시작 시간보다 2시간 먼저 도착해 현장을 돌아보았다. 그곳은 바로 성균관. 정식 명칭은 서울 문묘와 성균관인 조선 최고의 교육기관이다. 그리고 성균관대학교이기도 하고. 이렇게 보면 조선시대의 대학과 현대의 대학이 한 자리에 있는 셈이자 조선시대의 대학이 지금까지도 배움의 장이 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성균관대학교는 창립연도가 1398년이다, 처음 성균관이 자리잡았던 해인. 성균관 수업 의뢰가 들어와 내심 반갑기도 했는데, 비교적 최근에 본 웹..

올 여름은 너무 더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심지어 추석 명절까지도 이렇게 더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추석 답지 않게 더웠는데 명절이 지나자마자 바로 가을이 되었다. 극I의 집순이지만 답사만큼은 좋아하는 1인으로써 이런 날씨에 어디라도 나갔다 와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다고 멀리 가기는 좀 그렇고 해서 어디를 갔다올까 고민한 끝에 갑자기 결정하고 나선 곳은 서울 석촌동 고분군. 우리나라 고대 국가 중에서도 특히 백제를 제일 좋아하는지라 석촌동 고분군도 이미 가본 적이 있는 답사지이긴 하지만 거의 10년 전이라고 해도 될만큼 오래 전에 갔다온 적이 있을 뿐이고 한 번 갔다왔다고 해도 그동안 얼마나 바뀌었는지 혹은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고, 또 조만간 한성백제박물관에서 한..

경복궁 동궁의 화룡점정, 계조당 내가 어렸을 적 경복궁은 근정전 같은 몇몇의 핵심 건물을 제외하고는 온통 잔디밭투성이였다. 잔디밭마다 돌로 네모지게 구획을 지어놔서 칸마다 다른 꽃을 심으려고 이렇게 해 놓았나 싶을 정도였다. 박물관만큼이나 궁궐, 왕릉 같은 유적지를 가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취향은 한결같이 변함이 없었기에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이 경복궁을 방문하는 중이다. 물론 일 떄문에 가는 것도 있긴 하지만 경복궁은 계속해서 가도 재밌는 이유가 갈 때마다 뭐가 하나씩 새로 생기기 때문이다. 과장 조금 보태면 한강 둔치 유원지처럼 풀밭이 넓게 펼쳐져 있던 시절의 경복궁을 기억하는 나는 갈 때마다 그 빈칸들에 건물이 하나씩 들어서고, 회랑이 연결되고 잘못 놓인 것들이 자리를 찾아가고 그래서 점점 더..

2016년인가 17년쯤에 한창 골목기행이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다. 북촌 한옥마을의 뒤를 이어 서촌이 주목을 받았고, 익선동에 크고 작은 특색있는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구석구석 골목골목에 쌓인 시간을 가늠하는 골목기행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었다.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줄곧 대도시였던 서울이 특히 골목마다 이야기가 없는 곳이 없어 각 구마다 열정적으로 그런 골목들을 발굴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무렵, 서대문형무소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빼기에 작은 양옥집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마음이 가는대로 답사나 여행을 할 뿐이지만-물론 관련해서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 더 업무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 집이 바로 딜쿠샤. 이름도 특이한데 내력도..

어릴 적부터 박물관과 역사 유적지를 좋아했지만 아직 그에 걸맞는 지식은 쌓이지 않았던 꼬꼬마시절, TV에서 조선총독부 건물을 폭파시켜버리는 생중계 방송을 했었다. 사실 그때 나에게 저 건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이었는데 그걸 왜 떄려부수나 의아했다. 나는 의아한데 TV 속 군중들은 환호를 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고등학생쯤 되었을 때 처음 알았던 것 같다, 그 건물이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일단 이해는 했다, 그때 군중들이 왜 환호를 했는지는. 그리고 다시 의아해졌다. 그런데, 그 건물은 그렇게 다 부셔버려야 했던 걸까? 그때 그 시간은 역사가 아닌걸까? 내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엔 또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일제강점기의 건물들 소위 말하는 적산가옥이라던가 근대 건축물을 되도록 보존하여 박물관..

직장이 바뀌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백수 라이프 시절이 벌써 까마득하다. 이 백수 시절엔 거의 고양이 집사로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되돌아보니 뽈뽈거리며 잘도 돌아다녔다. 그중에서도 꽤나 재미있었던 곳이 바로 국립기상박물관. 정말 전전생쯤의 일인 것만 같은 초등학생 시절, 우리 학교 운동장 한켠엔 저학년들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흰색 상자가 있었다. 그냥 박스도 아니고 스트라이프 무늬처럼 가로로 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정작 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던 그 상자. 초등학교 4학년이 넘어서야 배워서 알게 된 그 상자의 정체는 기상대. 실제로 그 문을 열어서 기상 관측 실습을 한 기억은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기상대를 실물로 본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긴 했다. 지금까지도 기억을 하는 걸 보면. 여하튼 늘 호..

사가성 혼마루 역사관을 향하던 즈음부터 이미 만삼천 보를 넘겼건만 가보고 싶은 곳이 한 곳 더 남았다. 목적지는 사가역에서 열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타케오온센역. 워낙에 휴양 여행은 하지도 못할뿐더러 온천을 좋아하지도 않아서 일본을 가더라도 유명한 온천 여행지들은 늘 일정에서 제외하는데, 이번에는 온천마을을 일정에 넣었다. 물론 목표는 온천이 아니지만. 어제 가라쓰에서 돌아오는 길에 원래 세웠던 일정을 전부 뒤집어엎으면서 찾았던 장소인 다케오시립도서관. 찾다보니 도서관 연간 방문객 수가 다케오시 인구보다 많다길래 흥미가 돋았다. 얼핏 사진으로만 보기에도 내부 인테리어가 예뻤고,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의 레퍼런스가 되었다고 하니 더 궁금하잖아. 오늘이 마지막 사용기한인 북큐슈레일패스를 충분히 활용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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