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도 있고, 기회도 꽤 많아 적지 않은 조선왕릉을 가봤지만 가봐야지, 가봐야지만 하고 여태 못 가본 릉이 몇 기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북구에 있는 정릉이었다.정동에 가면 항상 정릉을 떠올리고, 청계천에 갈 기회가 있으면 정릉 병풍석을 찾아 보곤 하지만서도 정작 정릉에는 계속 기회가 닿지 않았던 것이 뭔가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왜냐 ㅋㅋㅋ- 심지어 지난번에 한 번 가려고 했다가 월요일에 휴무라는 걸 홀랑 까먹고 갔다가 원찰인 흥천사만 보고 돌아왔던 일까지 있어서 신덕왕후랑 나는 인연이 아닌가까지 생각했었다. ㅋㅋㅋ그래서 이번에는 요일과 날씨를 잘 고려하여 정릉에 가보고자 했고, 성북구에 사는 지인의 어드바이스를 받아 의릉도 함께 돌아보았다.먼저 들른 곳은 의릉.아직 전체적인 색감은 노릇했지만 온..

어렸을 적부터 역사를 좋아했고, 박물관에 넣어놓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혼자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신나게 돌아다녔으며, 그래서 결국 돈 안되고 졸업하고 나서도 할 거 없으니 가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굳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사학 전공을 선택한 나지만 몹시도 쥐약인 시대가 있다. 바로 광복 이후의 우리나라 현대사.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하나는 너무 복잡하고 또 너무 폭력적이라서 공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심리적 트라우마라고 생각한다. 역사공부에 웬 심리적 트라우마까지 가냐 싶겠지만 – 스스로도 너무 오버인가 싶을 때도 있다 – 초등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광주 출신이셔서 5월 한 달 동안 교실 뒤 게시판에는 5.18 관련 기사와 보도사진이 적나라하게 붙..

그래도 서울 시내에서 어지간한 역사 답사지는 한 번 이상 가본 곳들이라 탐방수업을 하게 되면 대체로 다 할 수 있지만 너무 오랜만에 가게 되는 곳들은 레귤러하게 가는 곳에 비하면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지난 주말에 마침 그런 곳의 수업을 맡게 되어 탐방 시작 시간보다 2시간 먼저 도착해 현장을 돌아보았다. 그곳은 바로 성균관. 정식 명칭은 서울 문묘와 성균관인 조선 최고의 교육기관이다. 그리고 성균관대학교이기도 하고. 이렇게 보면 조선시대의 대학과 현대의 대학이 한 자리에 있는 셈이자 조선시대의 대학이 지금까지도 배움의 장이 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성균관대학교는 창립연도가 1398년이다, 처음 성균관이 자리잡았던 해인. 성균관 수업 의뢰가 들어와 내심 반갑기도 했는데, 비교적 최근에 본 웹..

올 여름은 너무 더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심지어 추석 명절까지도 이렇게 더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추석 답지 않게 더웠는데 명절이 지나자마자 바로 가을이 되었다. 극I의 집순이지만 답사만큼은 좋아하는 1인으로써 이런 날씨에 어디라도 나갔다 와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다고 멀리 가기는 좀 그렇고 해서 어디를 갔다올까 고민한 끝에 갑자기 결정하고 나선 곳은 서울 석촌동 고분군. 우리나라 고대 국가 중에서도 특히 백제를 제일 좋아하는지라 석촌동 고분군도 이미 가본 적이 있는 답사지이긴 하지만 거의 10년 전이라고 해도 될만큼 오래 전에 갔다온 적이 있을 뿐이고 한 번 갔다왔다고 해도 그동안 얼마나 바뀌었는지 혹은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고, 또 조만간 한성백제박물관에서 한..

경복궁 동궁의 화룡점정, 계조당 내가 어렸을 적 경복궁은 근정전 같은 몇몇의 핵심 건물을 제외하고는 온통 잔디밭투성이였다. 잔디밭마다 돌로 네모지게 구획을 지어놔서 칸마다 다른 꽃을 심으려고 이렇게 해 놓았나 싶을 정도였다. 박물관만큼이나 궁궐, 왕릉 같은 유적지를 가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취향은 한결같이 변함이 없었기에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이 경복궁을 방문하는 중이다. 물론 일 떄문에 가는 것도 있긴 하지만 경복궁은 계속해서 가도 재밌는 이유가 갈 때마다 뭐가 하나씩 새로 생기기 때문이다. 과장 조금 보태면 한강 둔치 유원지처럼 풀밭이 넓게 펼쳐져 있던 시절의 경복궁을 기억하는 나는 갈 때마다 그 빈칸들에 건물이 하나씩 들어서고, 회랑이 연결되고 잘못 놓인 것들이 자리를 찾아가고 그래서 점점 더..

2016년인가 17년쯤에 한창 골목기행이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다. 북촌 한옥마을의 뒤를 이어 서촌이 주목을 받았고, 익선동에 크고 작은 특색있는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구석구석 골목골목에 쌓인 시간을 가늠하는 골목기행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었다.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줄곧 대도시였던 서울이 특히 골목마다 이야기가 없는 곳이 없어 각 구마다 열정적으로 그런 골목들을 발굴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무렵, 서대문형무소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빼기에 작은 양옥집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마음이 가는대로 답사나 여행을 할 뿐이지만-물론 관련해서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 더 업무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 집이 바로 딜쿠샤. 이름도 특이한데 내력도..

생각해보니 무려 5년 만의 일본 여행이었다. 교토를 두 달에 한 번씩 갔던 해도 있었는데, 5년 만이라니. 너무 오랜만인데다가 갑자기 혼자 훌쩍 떠나게 되어 오로지 내 취향으로만 구성된 여정. 첫째 날은 인천에서 후쿠오카 공항까지 이동, 그리고 베이스캠프로 정한 사가역 앞 사가시티호텔까지 이동만 하는 날이었고 본격적인 여정은 둘째날 이른 아침부터 시작했다. 여행인데 오전 6시 기상이라니. 이유는 오전 7시 20분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이었다. 어딜 가려고 이렇게 일찍부터 서둘렀냐하면 바로 가라쓰시에 있는 작은 섬 가카라시마. 가카라시마는 백제 25대 왕 무령왕이 태어났다고 하는 섬이다. 웅진백제 시기의 여러 왕 중에서 제일 많이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미스터리가 많은 무령왕인데 심지어 일본의 작은 섬에서 태어..

여자는 옆동네 마실도 쉽지 않았던 시절, 한반도의 등허리를 훑고 다닌 여인 최근 유튜브에서 한 중국드라마의 트레일러 영상을 보게 되었다. 제목이 인데, 짧은 트레일러 영상만으로 흥미를 끄는 구석이 있었다. 황제의 동생인 남자주인공이 오래 전 폐지된 여자회시(과거시험)을 부활시키는데 성공하고, 지방의 부유한 집안 서녀인 여자주인공이 집안의 결혼 압박을 피해 도망치듯 도성으로 올라와 여자회시에 합격해 관직에 오른다. 남자들만 있는 관직 세계에서 여자가 함께 하기란 쉽지 않은 일, 아마도 갖은 우여곡절을 남자주인공과 함께 겪을테다. 어쨌든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드라마는 진행되는 듯 하지만 여자가 과거시험을 보고 관직에 나간다는 설정 자체가 꽤나 신선했다. 이 신박함은 실제 역사 속에서 이런..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반도를 한 나라가 차지하고 있었던 때는 의외로 적다. 그보다는 오히려 여러 나라로 나뉘어 있었던 시기가 더 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분열의 시기 중 제일 유명하고 익숙한 시기는 삼국시대일 것이다. 아이들과 이 시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간혹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어야!" 같은 아쉬움을 토로하는 아이를 만난다. 고구려 최전성기 지도와 통일신라 영토를 비교하면 아쉽긴 아쉽겠지. 그러다 삼국의 유물을 보면 금방 백제 유물에 눈이 하트가 된다. 애들이 보기에도 예쁘단다. 토기인데 맨질맨질한 세발토기들부터 눈이 똥그래지기 시작해 백제금동대향로까지 가면 거의 기절의 경지에 이르는데, 이때 아이들이 꼭 묻는 게 있다. “선생님, 이거 진짜예요?” 그런데 아이들 실망스럽게, “진짜 아니고 복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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